[21세기 준비] (9) `나` 중심성으로 재편되는 21세기 세상!
Journalist : 창조마을 | Date : 22/12/16 5:29 | view : 20307     
 

'나' 중심성으로 재편되는 21세기 세상!

EBS에서는 매주 목요일 방송을 종료할 때마다
"10분 멍"이라는 영상을 송출한다.

"멍"은 원래 "멍 때리다", "왜 멍 하고 있니?" 등으로 사용하던
다소 부정적인 의미의 순우리말이다.
지금은 '불멍', '논멍' 등으로 '새로운 용례'가 만들어졌다.
거기에는 "영상언어"라는 시대적 흐름이 반영되어 있다.

EBS의 "10분 멍"은
고정된 카메라에 '무한반복'되는 영상이
그야말로 '10분' 동안 담겨 있다.

거기에는 어떤 설명도 없고, '~ 영상'이라는 타이틀 뿐이다.
예컨대, '쫀드기 뽑기', '호떡 굽기', '폭포', '연못 속 물고기',.. 등
어떻게 보면 '의미 없는' 그래서, '멍 때리기에 좋은' 영상이다.

여기에는 '나 중심'이라는 '21세기 코드'가 반영되어 있다.

'나'라는 개념이 시작된 바로크 시대 이후
인류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라는 '1인칭 시점'을 추구하고 시도했다.

종교적으로는 '나의 하나님',
미술적으로는 '초상화',
과학적으로는 '상대성 이론',
삶으로는 '나의 인생',
등으로

저 먼 하늘에 있는 '절대적 신'을 내 가슴 속으로,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징적 이미지를 담아내던 화폭이
한 사람의 인격과 삶이 베어 있는 얼굴 표정을 담아내는 것으로,
지구나 태양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천체를 나 중심의 천체로,
제도권 중심의 사회와 역사가 나 중심의 인생과 삶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영상언어'도 그 흐름 속에서 개발되고 발전하고 있다.
특별히, 대단한 서사적 타이틀을 달지 않아도,
엄청나고 위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아도,
뭔가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논거가 있지 않아도,

그 자체로서 공감하고 '볼 만한' 영상들이 '언어'로서 개발되고 있다.

그 핵심에는
'1인칭 시점' 이라는 '사소함'과
'우연성' 이라는 '절대적 임계점'의 절묘한 만남이 있다.

즉, 21세기는 '사소함'으로 구축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과
'우연성'으로 공감되는 거대한 플라톤적 이데아가
끝임 없이 교차되고 엮어지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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